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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분 동안 차분하더니… 윤 대통령, 정청래 노려보며 언성 높여

jimie. 2025. 2. 27. 05:37

67분 동안 차분하더니… 윤 대통령, 정청래 노려보며 언성 높여

강지원 기자2025. 2. 26. 09:31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최종변론기일에서 야당을 비판하던 중 언성이 높아지며 청구인인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 쪽을 노려봤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최종변론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헌법재판소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11차 변론기일에서 줄곧 일정한 목소리로 차분하게 최후 진술을 하던 중 야당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부터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윤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기일에서는 국회 측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과 윤 대통령이 시간제한 없이 각각 최후 진술했다. 정 위원장은 약 41분·윤 대통령은 약 67분 동안 입장을 설명했다.

이날 밤 9시5분쯤 대심판정에 입정한 윤 대통령은 남색 정장을 입고 빨간 넥타이를 맨 모습이었다. 그간 탄핵심판에 참석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단에 선 윤 대통령은 왼손으로 원고를 고정했고 오른손은 다 읽은 원고를 한쪽으로 넘기기 위해 위쪽에 올려뒀다. 그는 내용을 완전히 외운 듯 줄곧 일정한 목소리 크기로 차분하게 최후 진술을 이어갔다.

 

지난 탄핵심판 과정에서 격앙된 목소리로 손짓하며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던 모습과는 달랐다. 윤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고 싶다","처음부터 저는 국방부 장관에게 이번 비상계엄의 목적이 '대국민 호소용'임을 분명히 밝혔다" 등과 같은 주장을 할 때도 침착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을 비판하기 시작하면서 목소리가 커졌다. 윤 대통령은 드론 관련 예산이 일방적으로 삭감된 일을 거론하면서 "도대체 누구의 지시를 받아서 이렇게 핵심 예산만 딱딱 골라 삭감했는지 궁금할 정도"라며 갑자기 언성을 높였다. 기존에 배포된 원고에 없던 말이 추가되기도 했다.

 

본인의 체포에 관해 말하던 중에는 "저 역시도 수사업무에 26년 종사했지만 이런 여러 수사기관이 무차별적으로 한 사건 달려드는 꼴은 본 적이 없다"며 국회 측을 노려봤다. 이때 청구인 자리에 앉은 정 위원장과 눈이 마주쳤고 정 위원장은 묵묵히 윤 대통령을 응시했다. 윤 대통령은 청년·국민 같은 단어가 나오자 다시 말투가 부드러워졌다.

 

최후 진술을 마친 그는 재판관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이 마무리된 밤 10시15분쯤 대리인단과 인사를 나눈 후 대심판정을 빠져나갔다.

 

강지원 기자 jiwon.k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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