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미국대선] 트럼프, 美대통령 당선 확정… "선거인단 276~277명 확보"

2024. 11. 7. 04:40The Citing Articles

트럼프, 美대통령 당선 확정… "선거인단 276~277명 확보"

김명일 기자

입력 2024.11.06. 19:39업데이트 2024.11.06. 20:58

 

도널드 트럼프 미국 47대 대통령 당선인. / AP 연합뉴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됐다고 미 CNN 등이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CNN 집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러닝메이트이자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은 미 동부시간 6일 오전 5시30분 기준으로 전체 선거인단 총 538명 중 과반(270명)인 276명을 확보해 당선이 확정됐다. 같은 시각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은 트럼프가 전체 선거인단 중 277명을 확보해 당선이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그의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219명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트럼프는 대선의 승부를 좌우하는 7대 경합주 가운데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19명),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이상 선거인단 16명), 위스콘신(선거인단 10명)에서 각각 1∼3% 포인트 차로 승리를 확정지었다.

 

또 개표가 후반부에 접어든 미시간(선거인단 15명), 애리조나(선거인단 11명), 네바다(선거인단 6명) 등 나머지 3개 경합주에서도 2∼5% 포인트 앞서고 있다.

 

트럼프는 앞서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 자택에서 근처 웨스트팜비치의 컨벤션 센터로 이동해 지지자들 앞에서 대선승리 선언을 했다.

 

트럼프는 “역사상 전례 없는 위대한 정치적 승리”라며 “47대 대통령에 당선돼 영광이다. 미국을 치유하고 이 나라의 모든 문제를 고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국경과 안보 강력하고 힘이 있는 군대를 원한다”며 “국경을 굳게 닫을 것이고, 사람들이 미국에 올 수는 있지만 반드시 합법적인 방식으로 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분열로 점철된 지난 4년을 뒤로 하고 미국을 다시 강하게, 번영하게, 위대하게 만들 시간”이라며 “이 고귀하고 정의로운 여정에 여러분이 모두 동참해주길 바란다. 국민 여러분을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2017~2021년 45대 대통령을 지낸 트럼프는 22·24대 대통령을 지낸 그로버 클리블랜드 이후 131년 만에 처음 ‘징검다리’로 당선된 미국 대통령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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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전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김나영 기자

[다시 트럼프 시대] 미국은 왜 트럼프를 선택했나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김나영 기자

입력 2024.11.07. 00:55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는 폐허에서 살아나온,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적 불사조일 것입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열린 5일 오후 10시 30분(현지 시각) 폭스뉴스 진행자 브렛 바이어는 이렇게 말했다. 동부 주(州)에서 투표가 종료된 지 3시간 남짓 지났을 뿐인데도, 승리를 자신하는 발언을 했다. 초유의 박빙 구도라고 예상됐던 올해 미 대통령 선거의 승세가 생각보다 빠르게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향하면서 일어난 일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몇 주 동안 미국인들은 대선이 접전이고 트럼프와 카멀라 해리스(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모든 경합주에서 동률이며 승자가 확정되기까지 여러 날이 걸릴 전망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개표가 시작된 지 몇 시간 만에, 판세는 트럼프로 기울었다”고 전했다.

 

미 대선은 각 주에서 이긴 후보가 인구에 따라 배분된 주별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선거인단 총 538명 중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하는 후보가 이긴다. 개표는 이날 오후 8시쯤 시작됐고 트럼프는 약 7시간 30분 후 당선을 확신하며 승리 선언을 했다. 개표 약 3시간 후 이미 선거인단 16명이 걸린 노스캐롤라이나의 트럼프 승리가 확정된 데 이어 자정쯤 조지아(선거인단 16명)까지 트럼프 승리가 굳어지면서 분위기는 트럼프로 완전히 넘어갔다. 트럼프의 마러라고 자택 부근에 모여 있던 지지자들은 “파이트(Fight·싸우자)! 파이트!”라고 외치며 승리를 자축했다. ‘파이트’는 트럼프가 지난 7월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유세하던 중 총에 맞았다 일어나며 외친 구호다. 19명이 걸린 최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가 얼마 지나지 않아 ‘트럼프 승리’로 나오면서 그의 당선은 확정됐다. NYT에 따르면 한국 시각 오후 10시 현재 트럼프가 확보한 선거인단은 277명, 해리스는 224명이다. NYT는 개표 결과에 대해 “트럼프의 측근들조차 그의 예상치 못한 강세와 극적인 정치적 재기에 충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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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양인성

 

트럼프는 유세 기간 내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정부의 실정(失政)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충격을 방어하기 위한 막대한 부양책 이후 미국에 닥친 초유의 인플레이션을 민주당의 무능 탓이라고 돌리는 전략을 폈다. 팍팍해진 민생을 돕겠다며 식당 종업원 등 서비스 노동자와 중산층에 대한 감세를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으며 유권자들을 공략했다. 다급해진 해리스가 이후 비슷한 공약을 발표했지만 트럼프는 ‘어설픈 아류’ ‘짝퉁’이라며 이를 역공의 수단으로 썼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폭증하는 남부 국경의 불법 이민자 문제를 쟁점화하면서 ‘사상 최대 불법 이민자 추방 작전’을 내세운 것도 백인은 물론 이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길지 모른다는 위기를 느낀 라틴계, 흑인 등 중도층들의 호응을 골고루 이끌어 냈다는 평가다. 민주당이 밀어붙여온 친환경 정책도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이 내연기관차에 비해 노동자가 많이 필요하지 않은 전기차 확대 정책을 추진하자 트럼프는 이를 전면 백지화하겠다며 러스트벨트의 노동자 표심을 공략했다. 중국에 대한 비하 수준의 적대적 발언 등은 ‘이들이 일자리를 없앤다’는 트럼프의 주장을 강화하는 근거로 활용됐다.

그래픽=양인성

 

이런 공약을 앞세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주창한 트럼프에 경합주 유권자들은 호응했다. 트럼프는 이날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돼온 일곱 경합주 모두에서 개표 시간 내내 우위를 지키면서 승리했다. 4년 전인 2020년 대선 땐 초반에 트럼프가 우세였다가 뒤로 갈수록 (개표를 늦게 하는) 우편투표에서 유리한 민주당 득표율이 증가하는 이른바 ‘붉은 신기루’(공화당 상징색인 붉은색에 빗댄 표현) 현상이 일어났었지만, 이번엔 이마저도 없었다.

 

주류 매체와 여론조사 회사들이 여전히 강한 ‘샤이 트럼프’의 존재를 제대로 포착하는 데 또 실패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2016·2020년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숨겨진 트럼프 지지층의 표심(票心)이 예상을 뛰어넘는 큰 영향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샤이 트럼프’는 여론조사에 의도적으로 응답하지 않거나 응답하더라도 트럼프 지지를 제대로 밝히지 않는 숨겨진 지지층을 뜻한다.

 

반면 민주당이 기대를 걸었던 숨은 해리스 지지층인 이른바 ‘샤이 해리스’는 이번 대선에서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았다. 선거를 앞두고 낙태권 옹호 이슈가 부각되면서 보수 성향이 강했던 백인 여성들이 해리스로 조용히 결집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그러나 실제 개표 결과 이 같은 샤이 해리스가 설령 존재했더라도, 트럼프의 상승세를 누르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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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미국 대통령 선거의 승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사실상 굳어졌다. 다만 대통령 취임까지는 몇 가지 절차가 남아있다. 미 대선은 유권자들의 투표 결과를 집계한 뒤 집계 결과에 따라 주(州)별로 확정된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뽑는 간선제로 치러진다. 간선제에선 유권자가 직접 대통령...

 

미 대선은 유권자들의 투표 결과를 집계한 뒤 집계 결과에 따라 주(州)별로 확정된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뽑는 간선제로 치러진다. 간선제에선 유권자가 직접 대통령을 뽑는 게 아니라 각 후보 지지를 공표한 선거인단에 투표를 한다. 이로써 가장 많은 선거인단을 확보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 따라서 전국 득표율로 승자가 정해지지 않고, 네브래스카·메인주를 제외한 주에서 더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해당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확보하는 ‘승자 독식’ 방식을 취하게 된다. 네브래스카·메인 두 주는 선거인단 일부는 승자 독식으로 하고 나머지는 득표에 비례해 배분한다.

 

미 헌법에 따라 대선일 이후 각 주는 다음 달 11일까지 선거인단 명부를 확정 짓게 된다. 확정된 선거인단이 다음 달 17일 주별로 모여서 투표를 하면, 투표 결과는 25일까지 연방 의회로 보내진다. 다만 이미 후보 지지를 공표한 선거인단 선거는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 과거 이 단계에서 결과가 뒤집힌 일은 없었다.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지는 상·하원 의원 선거에서 선출된 연방 의회가 내년 1월 3일 개원하면, 3일 뒤인 내년 1월 6일 미 상·하원이 합동 회의를 열고 송달된 투표를 집계해 최종 선거 결과를 인정한다. 당선자는 1월 20일 임기를 시작한다. 트럼프의 취임식도 이날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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