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방통위원 추천 왜 안해? 일하지 말라는 게 국회 뜻이냐"

2024. 11. 14. 06:35The Citing Articles

 

날선 질문 던진 헌재 “방통위든 헌재든 일하지 말라는 건가”

이형민2024. 11. 13. 01:13

 

‘6인 체제’ 이진숙 탄핵심판 첫 변론
방통위 파행 등 놓고 국회 질타
정청래 “대통령 탓에 문제 발생”
재판관엔 “연내 추천하지 않겠나”

 

직무정지 상태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탄핵심판 첫 공개변론에 출석해 굳은 표정으로 물을 마시고 있다. 헌법재판관들은 이날 국회에서 상임위원 추천을 제때 하지 않아서 방통위가 파행된 것 아니냐는 취지로 국회 측에 질문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관들이 12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심판 첫 변론에서 방통위 파행 상황을 놓고 “국회는 임무를 제대로 한 것이냐”며 날선 질문을 던졌다. 이번 헌법재판소 변론은 지난달 이종석 전 헌재소장 등 재판관 3명 퇴임 후 ‘6인 체제’로 진행된 첫 공개변론이었다.

 

헌재소장 직무대행인 문형배 재판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국회 측에 “국회는 방통위원 3명을 추천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는데 왜 추천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국회 측 변호사는 “여야 협의 과정에서 추천에 대한 합의가 안 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 재판관은 “합의가 안 되면 국회는 아무 결정을 안 하나. 여태까지 안 했는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3월 최민희 의원을 방통위원 후보자로 추천했으나 대통령실에서 7개월 넘게 임명을 거부했다. 최 의원은 그해 11월 후보에서 물러났다. 이후 국회 몫 방통위원 추천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지난 7월 31일 본인과 김태규 부위원장 2인 체제로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6명을 선임했다. 국회 측은 해당 의결이 위법하다며 탄핵소추를 제기했다. 국회 추천 몫 3명의 위원이 임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2명이 방문진 이사를 선임한 것은 위법이라는 주장이다.

 

문 재판관은 “국회 측은 방통위는 위원 5명으로 구성돼야 하는데 ‘2인 체제’에서 주요 의결이 된 건 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정작 국회가 방통위원을 추천하지 않는 건 법률 위반이 아니냐”고 했다. 또 “이 질문은 민주당이 아니라 국회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형두 재판관은 헌재가 재판관 3명의 공석 상태가 이어져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을 언급했다. 김 재판관은 “국회의 뜻은 헌재는 일하지 말라는 것인가”라며 “방통위든 헌재든 국가기관들은 국회가 구성을 안 해주면 구성해줄 때까지 그냥 기다리고 역할은 하지 말라는 것이냐”고 물었다.

 

국회 측으로 참석한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은 “(변호사 대신) 제가 좀 말씀을 드려도 되겠느냐. 국회에 책임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면서도 “국회도 대통령도 국가기관인데 처음 문제를 발생시킨 것은 대통령”이라고 했다.

 

통상 헌재에 탄핵 사건이 접수되면 180일 내 선고를 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헌재가 6인 체제로 운영돼 사건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정 위원장은 이날 변론 전 국회 몫 헌법재판관 추천이 언제 이뤄질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곧 추천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연내에 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2차 변론은 다음 달 3일 진행된다.

 

이형민 기자

 국민일보(www.kmib.co.kr)

 

 

헌재 "방통위원 추천 왜 안해? 일하지 말라는 게 국회 뜻이냐"

[현장영상] / 채널A

https://www.youtube.com/watch?v=qC93qBcZ2H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