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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변, 풍계리, 연락사무소, 남북 육로...北 고비때마다 '폭파쇼'
입력 2024.10.15. 16:55업데이트 2024.10.15. 17:23
북한은 경의·동해선 폭파 이전에도 미·북 관계와 남북 관계 상황에 따라 보여주기식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충격요법’으로 상징적 시설물을 폭파해왔다.
합참이 15일 공개한 북한의 동해선과 경의선 남북 연결도로 폭파 모습. 우리 군은 이날 북한의 도발적 행위에 대응 차원에서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에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뉴스1
대표적인 사례는 2020년 6월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다. 북한 김여정은 2020년 6월 국내 일부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면서 “확실하게 남조선과 결별할 때다. 멀지 않아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후 며칠 후 실제로 폭파를 진행했다.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그해 9월 설립된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3~4초 만에 시커먼 연기와 함께 잿더미로 내려앉았다. 몇 시간 뒤 북한은 조선중앙TV를 통해 폭파 장면을 주민들에게 공개했다. 건물 바로 옆 15층 규모의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건물 일부가 함께 파괴될 정도로 폭발력이 컸다.
2020년 6월 북한 조선중앙TV가 내보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장면. /뉴시스
2018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한 달 전인 5월에는 ‘신뢰 조치’의 일환이라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기도 했다. 당시 북한은 한국, 미국, 중국 등 5국 언론인을 현장에 초청했는데, 북측은 500m 거리에서 폭파를 지켜보는 것만 허용하고 폭파 이후 갱도 내부 접근은 차단했다. IAEA(국제원자력기구)와 한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폭파했다는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를 2022년 다시 복구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때 이후 현재까지 문제의 3번 갱도는 북한의 7차 핵실험 유력 후보지로 꼽힌다.
2018년 5월 북한이 한국과 일본, 미국, 영국, 중국 등 5개국 언론인을 초청한 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는 장면. /뉴스1
북한의 ‘폭파쇼’ 원조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북한은 2008년 6월 ‘핵시설 불능화’를 한다며 영변 5MW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했다. 당시 국무부 한국과장이었던 성 김 전 주한 미국 대사가 현장에서 참관했고 CNN 등 미국 방송사는 냉각탑 폭파 장면을 중계했다.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같은 해 10월 북한 요구대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했으나, 북한은 5년 뒤인 2013년 우라늄 농축 공장을 비롯한 영변의 모든 핵시설과 5MW 흑연감속로(원자로)를 재정비, 재가동하는 조치를 취한다고 발표했다.
2008년 북한의 영변 핵 냉각탑 폭파 장면. /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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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서 기자
정치부 차장대우.
[단독]“평양 침투 무인기는 3D프린터 제작 수제조립품…한국군 드론사 유사 무인기와 형상 확실히 달라”
정충신 기자2024. 10. 14. 20:03
유용원 의원실 정밀분석 “2m 발사대 이륙 가능…공해상 소형 선박서도 발사 가능”
“무인기 전단통도 3D 제작 사출 흔적…전단 그래픽·표현 방식 대북단체 비해 순화된 표현”
북한 열상 장비에 의해 포착돼 공개된 평양 침투 무인기는 3D 프린터로 제작된 수제 조립 소형 무인기로, 2m 미만 발사대로 이륙이 가능해 공해상 소형 선박에서 이륙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용원 의원실 제공
북한이 평양 상공을 침투해 대북 전단을 뿌렸다고 주장하는 무인기는 3D프린터로 제작된 수제 조립 무인기로 한국군 드론작전사령부가 보유한 무인기와는 외형상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평양 침투 무인기는 긴 활주로가 필요 없으며 2m 미만 발사대로 이륙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육상이 아닌 공해상 소형 선박에서도 이륙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북한 열상장비에 포착된 평양 침투 무인기와 한국군 드론사령부 보유 유사한 무인기 비교 분석. 날개는 후퇴익 형상으로 유사하지만 날개 뒤 동체 비륭이 평양 침투 무인기가 한국군 무인기에 비해 짧아 다른 형상이 확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용원 의원실 제공
14일 국회 국방위원회 유용원 국민의 힘 의원실이 북한이 공개한 평양 침투 무인기 형상을 정밀 분석한 결과 이 무인기는 후퇴익 형상으로 한국군 드론사 보유 유사한 무인기와 비교할 때 날개 뒤 동체 비율은 북한 주장 평양 상공 침투 무인기가 한국군 무인기에 비해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용원 의원은 "분석 결과 북한 열상장비 촬영으로 정확한 형체 식별이 제한되지만 평양 침투 무인기는 한국군 보유 무인기와는 다른 형상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이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14일 저녁 담화를 통해 "우리는 평양 무인기 사건의 주범이 대한민국 군 쓰레기들이라는 것을 명백히 알고 있다"며 무인기를 한국군이 침투시켰다고 단정적으로 주장한 것과 다른 분석으로 눈길을 끈다.
유 의원실에 따르면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전단통 역시 3D 프린터로 제작된 것 같은 사출 흔적이 식별됐다. 특히 전단에 포함된 그래픽 및 표현 방식은 기존에 잘 알려진 국내 대북단체의 표현 방식에 비해 순화된 표현으로 판단된다. 유 의원실은 "평양 침투 무인기는 3D 프린터로 제작된 것에 비춰 수제 조립 무인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유 의원은 "이 정도 소형 무인기는 형상 등을 분석할 때 2m 미만의 발사대로 이륙이 가능하며 육상이 아닌 공해상 소형 선박에서도 이륙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평양 침투 무인기 전단통 역시 3D 프린터로 제작된 사출 흔적이 식별된다. 전단에 포함된 그래픽 및 표현 방식이 기존 국내 대북잔체 표현에 비해 순화된 표현으로 차이가 두드러진다. 유용원 의원실 제공
북한이 주장한 평양 상공의 한국 무인기 침투와 관련해 그 주체와 목적을 두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해외 반북단체나 한국 민간단체가 주도했거나 북의 자작극일 가능성, 우리 군의 비밀작전이라는 가설 등 중구난방식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14일까지 평양 침투 무인기 사진 외 비행 동체 실물 등 추가 근거를 내놓지 못한 가운데 김여정 부부장 등이 우리 군의 개입 의혹을 단정적으로 주장하고 나섰다.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 공화국의 수도 상공에 침입했던 무인기는 민간단체가 임의의 장소에서 띄울 수 있는 무인기가 아니다"라며 "특정한 발사대나 활주로가 있어야 이륙시킬 수 있는 무인기로서 이것을 민간이 날려 보냈다는 변명은 통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이 "사실관계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자 이를 정면 반박한 것이다. 국내 일각에서도 경기 파주 임진각에서 평양까지의 거리가 왕복 300㎞에 달하는 만큼 민간단체가 운용하는 드론일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 속 ‘고정익 무인기’ 외형이 군용 드론과 비슷하다는 분석과 달리 정밀하게 살펴보면 유 의원실 주장처럼 우리 군 보유 무인기와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충신 선임기자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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