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22. 03:22ㆍOthers...
[데스크에서] 간첩도 누린 '절차적 정의'
입력 2025.02.13. 00:04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사진공동취재단
재작년 이맘때, 민노총 간부가 과거 동남아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났다가 걸린 사실을 보도했다. 며칠 뒤 언론중재위에서 연락이 왔다. 민노총이나 국내에서 북한 대리인 역할을 하는 단체가 문제 제기한 줄 알았다.
아니었다. 기사에 민노총 간부와 유사한 수법으로 북한과 몰래 교신한 사례로 언급된 A씨가 불만을 제기한 것이었다. A씨가 외국 이메일 계정으로 북한과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기사에 썼는데, 그걸 보도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
A씨의 판결문을 보면, 그가 북한과 이메일을 주고받은 건 그 자신도 인정한 사실이다. 그런데 그걸 기사에 쓰지 말라고 다른 사람도 아니고 국가보안법 유죄 확정범이 큰소리치니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싶었다.
언론중재위에 따르면, 그는 북과 불법 내통한 다수의 혐의에선 유죄를 받았지만, 이메일 부분에선 무죄를 받았다. 수사 기관이 영장을 발부받아 그의 소지품에서 이메일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확보해 로그인하고 북한과 주고받은 메일을 찾은 것인데, 재판부는 그 절차가 부당하다며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메일 로그인 장소는 국내라고 해도, 로그인해 들어간 인터넷 세상의 서버 저장 장비의 위치는 국외이기 때문에 해당 국가의 협조를 별도로 받아야만 법적 절차가 완결된다는 법 해석이었다.
그런데 그 해당 국가는 이런 일을 수수방관하지 협조해주는 나라가 아니었다. 간첩 피의자의 변호인은 이걸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다른 혐의는 유죄가 됐지만 메일 관련은 무죄가 돼 A씨는 더 짧게 옥살이할 수 있었다.
법리상 해석 차이로 유죄든 무죄든 A씨가 외국 이메일로 북한 공작원과 내통한 사실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 따라서 기사에서는 충분히 쓸 수 있다고 봤는데, 그것조차 간첩이 틀어막으려 하니 답답했다.
법조인인 고교 친구에게 토로했더니 친구는 동조해주진 않고 이런 말을 남겼다. “어쩔 수 없다. 그게 법치국가다. 그게 오히려 우리 체제의 우월성을 지탱해주는 기둥이다.” 당장 손해 보는 것 같지만, 지독하게, 때론 바보스러울 정도로 느릿느릿 돌아가며 절차적 정의를 지켜나가는 것이 민주주의 힘이고 법치주의의 힘이라는 뜻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대통령의 탄핵 소추에 대한 헌법 재판을 보며, ‘절차적 정의와 정당성’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여론이 가득하다. 누군 ‘계엄이 절차와 요건도 맞지 않게 선포됐다’고 하고, 누군 ‘탄핵 재판 과정이 졸속이고 편파적’이라 한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내란 피의자이자 탄핵 피청구인인 대통령이 좋건 싫건, 그의 탄핵 또는 직무 복귀가 나라에 도움이 될 것 같건 아니건 간에 그 또한 간첩도 대한민국 법정에서 누린 ‘절차적 정의와 정당성’만큼은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노석조 기자
정치부. '24-'25 워싱턴 D.C. 조지타운 방문연구원. '18 강한이스라엘군대의 비밀 출간. 뉴스레터 '외설(外說)' 연재.
많이 본 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은 어쩌면 오늘, 아니더라도 곧 변론 종결을 맞을 것이다. 과거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사례로 볼 때 변론 종...
재작년 이맘때, 민노총 간부가 과거 동남아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났다가 걸린 사실을 보도했다. 며칠 뒤 언론중재위에서 연락이 왔다. 민노...
[사설] 李 대표 "출마 전 대법원 재판 끝내 달라" 요청해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선거법 위반 사건 2심에 대해 “아무 걱정을 하지 않는다. 빨리 정리되는 게 좋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
hgryu***
신속한 절차에 올인하는
헌법재판소는 왜 그리 허겁지겁 정신도 못 차리고 서두는가?
정해진 결론
정해진 절차와 일정에 메달린 편파성+편도된 자들에게
절차따윈 거추장스럽겠다.~ 는 느낌과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저
찌그러진 인상과
찌그러진 심성에서 기어나오는
일그러진 상식미달의 사고방식과 언행이 확연히 드러나는데다...
아집과 독선과 특권의식으로 쩔어빠진 법상식 무식들인데
무슨 공명정대하고 신속하고 신중한 재판을 기대하겠는가.
법학개론도 과락먹은 하질들 같으니...
최신순찬성순반대순관심순
2025.02.13 01:30:58
그렇습니다. 정말 올바른 의견입니다. 헌법재판소는 겉멋이 제대로 들었어요. 간첩질해도 모든 주장을 다 들어 주고 방어권을 보장했다는 내용은 헌법재판소는 법에 명시된 된 절차를 지키고 있는가를 생각하니 정말 부아가 치밀어 오릅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정신 차려라.
답글작성
33
0
2025.02.13 01:13:58
간첩도 누리는 "절차적 정의"를 대한민국에서 오직 윤석열 대통령만 누리지 못한다. 극단적인 역차별이다. 헌법재판소는 왜 일제 때 일본 판사들보다 못한 짓을 하는가? 헌재 문형배는 왜 간첩보다도 윤 대통령을 더 잔혹하게 짓밟는가? 3분만 발언할 기회를 달라는 걸 꼭 거부해야만 하는가? 그래놓고는 왜 정청래에게는 그런 요청을 받아들여서 시간을 줬는가? 왜 윤 대통령이 홍장원을 직점 심문할 기회를 달라는 걸 거부했는가? 그래 놓고는 왜 이재명에게는 증인을 심문할 기회를 줬는가? 왜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대통령이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천대받고 가장 학대받아야 하는가? 왜 헌재는 인권위가 대통령의 인권을 소중히 여기고 법률적 절차를 잘 지켜달라는 권고를 무시하는가? 도대체 이런 헌재의 행태를 어느 국민이 잘한다고 인정하겠는가? 지금 국민 대다수는 헌재의 "엿장수 맘대로"식 진행에 엄청난 분노를 느끼고 있다. 국민들은 "헌재가 왜 이럴까?"를 의심한다. 헌재는 후환이 두렵지 않는가?
답글작성
29
0
2025.02.13 06:04:11
그동안 민주당이 절차적 정당성을 하도 물고 늘어지니까 법을 바꿔서 심지어 간첩 피의자들도 온갖 꼼수로 재판 지연시키고 국민들 관심이 식은 사이에 판사는 무죄로 풀어주고. 언론은 보도도 안하고. 이게 민주당식 통합과 포용이냐? 간첩만 포용해?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공산주의도 포용하지만, 공산주의 사회에서는 민주주의를 용납하지 않는다. 민주당의 포용이라는 말에 속아선 안된다.
답글작성
24
0
2025.02.13 05:44:48
자유 민주 대한민국은 간첩과 종북 세력 때문에 망하고 말 것이다. 간첩 소탕과 종북 세력 척결은 시대적 소명이고 국가적 임무다.
답글작성
22
0
2025.02.13 06:00:59
누가 아니래. 간첩 사건은 몇년째 질질 끌면서 우리 대통령이 아무리 미워도 간첩보다 못한 대우를 받는다는게 말이 되냐?
답글작성
21
0
2025.02.13 00:31:35
절차적 정의도 지키지 않는 헌재가 계엄 과정의 형식적 절차만을 따지고 있다. 헌재가 절차를 지키고 있는지 부터 따져야 함 중요한 결과일 수록 절차를 준수하고 공정에 공정을 기해야 하는데 이지명의 주문 보다 더 앞서 맞추는 이런 헌재가 심판 정당성이 있는지...?
답글작성
19
0
2025.02.13 05:22:38
우리나라가 과연 선진국인가? 하기는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뽐내고 자랑할 만한 일들이 많았다. 스포츠가 그랬고, K-POP이 그랬다. 노벨 평화상도 있었고 얼마전에는 노벨 문학상도 받았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절차적 민주주의, 절차적 정의를 따질 정도의 수준이 됐는가를 생각해보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인으로 자부하는 법조인들의 면면을 보니 저들을 머리에 이고 살아가야 할 우리 국민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답글작성
17
0
2025.02.13 06:29:20
이 엉망진창 대통령탄핵재판은 이미 정당성과 공정성 상실했다. 이 재판 태생부터 지금까지 죄다 불법이다......... 1)국회 탄해안중 소위 내란죄라는 알맹이 배고 초시계 재판진행-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소추사유의 변경'은 국회 재의결 필요사항 2)변론기일 일방적 초압축 지정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침해 -헌재법 40조 위반 3)수사중인 수사기록 불법적 제출요구 및 노출시켜 피고인의 방어권 침해 -헌재법 32조 위반 4)홍장원의 괴이한 '원본없는 왼손메모 사본'건과 민주당에 '기획 회유'당한 곽종근에 대한 수사없이 엉터리 재판진행 5)피고인이 부인하며 또 증인들 증언과 배치되는 검찰조서를 강제로 증거로 사용 -2020년 개정 형소법 위반......... 만일 헌재가 불법으로 떡칠한 이 재판을 통해 대통령의 합법적 계엄에 대해 잘못된 판단 한다면, 국민들이 결코 용서치 않을 것이다.
답글작성
15
0
2025.02.13 02:59:44
간첩들도 누리는 당연한 권리를 대통령만 못 누리는 나라 대한민국 ㅋㅋ
답글작성
14
0
'Others...'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창균 칼럼] ‘민주 패악질’ 심판할 열쇠, 尹이 손에 쥐고 있다 (0) | 2025.02.23 |
---|---|
한국인의 성씨가 특별한 이유 (0) | 2025.02.23 |
재판 ‘3대 기본’ 허무는 헌재 탄핵심판[포럼] (0) | 2025.02.22 |
Confirmed – NASA Discovers New Planet Beyond Neptune (0) | 2025.02.20 |
"Carrot over stick" & "Carrot and stick" (1) | 2025.0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