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 홍수 대피 주민들에 “부피 큰 물건 버려라”

2024. 8. 1. 05:48DPRK's

 

 

신의주시, 집중호우로 큰 피해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 가운데 압록강에 있는 섬지역이 21일 집중호우로 침수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중앙통신은 "21일 0시부터 9시 사이에 수풍호 주변지역에 내린 300㎜ 이상의 강한 폭우와 중국 지역에서 무더기 비로 인해 압록강물이 넘쳐나 신의주시 상단리와 하단리, 다지리, 의주군 서호리와 어적리 등의 살림집과 공공건물, 농경지가 100% 침수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21일 신의주 일대의 침수 피해 지역의 모습. 2010.8.21 photo@yna.co.kr

 

누런 흙탕물이 압록강 철교 바로 아래까지 차올랐다.

단둥의 소식통이 보내온 봉황TV 채널의 뉴스 화면 사진. 단둥 거리 높은 건물 사이로 수해방지벽이 세워지고 있다. /사진제공- 단둥 소식통

 

 

 

북, 신의주 홍수 대피 주민들에 “부피 큰 물건 버려라”

Radio Free Asia
서울-안창규 xallsl@rfa.org
2024.07.3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8일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의 큰물 피해 현장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9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7일 폭우로 인해 압록강 수위가 위험 수준을 넘어서면서 5,000여 명의 주민이 고립된 상황에서 직접 주민 구조 및 대피 작업을 지휘했다. 김 위원장은 4,200여 명의 주민을 성공적으로 구조한 공군 비행사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재해복구 및 구제 사업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
 

앵커: 북한 신의주, 의주 침수지역 주민들이 헬기로 대피하는 과정에서 값나가는 재봉기와 TV 등을 버리고 맨몸으로 헬기에 타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9일 북한 관영 매체는 전날 내린 폭우로 압록강이 범람하면서 침수 위기에 처한 신의주와 의주군의 여러 섬 지역 주민 구출 전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현지에서 지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압록강 하류 여러 섬 주민들이 안전하게 대피한 것은 정말 다행이지만 이들은 집 재산을 하나도 건지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압록강 하류에 북한이 소유한 섬이 10여개 되는데 주민이 많이 사는 대표적 섬은 비단섬, 황금평, 유초도, 위화도 등입니다. 이중 비단섬을 제외한 나머지 섬은 신의주에 속해 있습니다.

 

소식통은 압록강 섬 마을은 다른 농촌보다 생활수준이 매우 낮다 육지와 연결된 다리가 전혀 없거나 겨우 하나가 있어 육지로 오가기 불편한데 이마저도 국경경비대가 지키고 있어 외부 사람이 마음대로 들어가지 못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대피할 때 일부 주민들이 텔레비죤, 재봉기 등을 짊어지고 떠났는데 도시와 달리 한적한 섬마을 농촌 집에서 텔레비와 재봉기는 제일 값이 나가는 소중한 물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침수된 섬으로 직승기가 날아오자 주민들이 만세를 외쳤다 하지만 군인들이 배낭 같은 간단한 짐 외에 부피 큰 물건은 직승기에 싣지 못하게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온 군인들이 비행장에서 장군님이 지켜본다, 남루한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고 해 텔레비과 재봉기 같은 큰 물건을 어쩔 수 없이 버려야 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2010년에도 압록강 섬들이 모두 물에 잠겨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컸는데 이번에도 사망한 사람이 여러 명 되고 재산피해도 막대한 것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압록강 하류의 일부 섬은 지리적으로 우리(북한)보다 중국에 가깝게 붙어있다 황금평이나 위화도의 경우 중국으로 대피하는게 더 쉽고 편한데 숱한 주민들이 중국으로 대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비행기를 동원했다는 주장도 있다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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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함경남도의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30일 “28일과 29일 양일간 주민들이 강하천 제방 보수작업에 긴급 동원되었다”며 수해민 지원사업도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28일과 29일 함경남도는 비가 내리긴 했어도 많이 내리진 않았다”며 하지만 폭우 피해 대책을 똑바로 세우라는 김정은의 불호령이 내려 각 공장 기업소들이 하던 일을 모두 중지하고 강하천 제방 보수 작업에 동원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강이 범람하거나 제방이 무너질 우려가 없었음에도 주민들이 비를 맞으며 종일 강하천 제방 관리에 동원됐다는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또 “당국이 큰물 피해를 입은 신의주시와 의주군 수해민 지원사업을 포치했다 김정은이 직접 시찰하며 지휘한 건이라 지원물자에 대한 독촉이 여느 때와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원물자는 수해민들의 생활안정에 필요한 것이면 다 되지만 당국은 수해민들이 집 자산을 다 잃은 상태라며 식량은 물론 부엌세간과 가정용품 같은 물품을 낼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지원물자가 모이는 대로 차에 실어 현지로 출발시키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각 공장 기업소 별로, 가정 세대 별로 지원물자를 내야 하는데 이런 지원이 처음도 아니고 너무 잦다 나라가 해야 할 사업을 주민들에게 부과하는 세부담이 지겹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주장에 따르면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에서 주민 5,000여명이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

 

 

 

김정은, ‘신의주 홍수 책임’ 사회안전상·당 책임비서 경질

문경근2024. 7. 31. 10:57

 

북한이 평안북도와 자강도를 비롯한 수해지역들 복구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2차 정치국 비상확대회의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지난 29일부터 30일까지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회의에 앞서 침수지역을 돌아보고 있다. 2024.7.31.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압록강 하구 부근에서 발생한 수해 피해의 책임을 물어 경찰 수장 격인 사회안전상을 경질하고, 평안북도와 자강도 책임비서를 교체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0일 홍수와 폭우로 침수된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진행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2차 정치국 비상확대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우리의 경찰청장에 해당하는 사회안전상을 리태섭에서 방두섭 당 군정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교체했다. 또 평안북도당 책임비서에 리히용 전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임명했고, 자강도당 책임비서 강봉훈을 경질한 뒤 그 자리에 기존 평안북도당 책임비서였던 박성철을 이동시켰다. 자강도는 평안북도에 비해 규모, 중요도 등에서 낮아 사실상 좌천 인사다.

 

김 위원장은 지난 29일 “당과 국가가 부여한 책임적인 직무수행을 심히 태공함으로써 용납할 수 없는 인명피해까지 발생시킨 대상들에 대해서는 엄격히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고, 바로 다음 날 인사가 이뤄졌다.

북한이 평안북도와 자강도를 비롯한 수해지역들 복구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2차 정치국 비상확대회의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지난 29일부터 30일까지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2024.7.31.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국가 단위 비상 재해 위기 대응 체계가 있지만 초기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위험을 키웠다는 점, 부실한 재해방지사업으로 과거 문제가 없던 지역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을 열거하며 간부들을 질책했다.

 

통신은 압록강 하류에 있는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에서는 폭우로 4100여세대와 농경지 3000정보를 비롯해 공공건물과 시설물, 도로, 철길이 침수됐다고 밝혔으나 김 위원장이 언급한 인명피해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회의에서는 시급한 피해복구를 위해 평안북도와 자강도에 각각 ‘피해복구 사령부’를 조직해 국가 역량을 총집중한다는 내용의 결정서가 채택됐다.

사진은 폭우로 침수된 평안북도 신의주시. 2024.7.31. 연합뉴스

 

 

피해복구 사령부 산하에는 설계, 시공, 자재 보장에 필요한 참모 부서와 정치부를 두고 당 중앙위원회와 내각·성·중앙기관·무력·군수 부문·도에서 필요한 간부를 파견하기로 했다.

 

회의에는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들이 참가했고 피해복구를 위해 전력·철도·통신·농업 분야의 책임 간부들이 방청했다. 회의는 ‘움직이는 집무실’로 불리는 김 위원장 전용 열차 안에서 진행됐다. 신변 보호를 위한 방탄 기능과 박격포 무장을 갖춘 이 열차에서는 숙박도 가능하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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