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30. 06:59ㆍKorean Arts
아날로그 감성 타고 따뜻한 음색 흐른다..홍혜란의 '희망가' 한정판 LP로 출시
[아이뉴스24 민병무 기자]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면 희망이 족할까 / 푸른 하늘 밝은 달 아래 곰곰이 생각하니 / 세상만사가 춘몽 중에 또 다시 꿈 같도다”
소프라노 홍혜란의 진솔한 목소리가 이번엔 아날로그 감성을 타고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그는 올 1월에 발매한 정규1집 ‘희망가’를 한정판 LP로 제작해 7일 공식 출시했다. CD로 나온지 8개월 만에 따뜻한 레트로 느낌의 한정판 LP로 다시 선보인 것이다.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성악 부문 아시아 최초 우승자이자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출신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가진 홍혜란이 국내 첫 정규앨범으로 한국가곡을 선택한 것은 뜻밖이었다.
하지만 ‘역시 홍혜란’이었다. “요즘 한국가곡을 찾는 사람들이 있을까?”라는 우려와 걱정과는 달리 앨범 발매와 동시에 교보문고, 인터파크, 알라딘, 예스24시, 핫트랙스 등 주요 온라인 스토어에서 클래식 음반판매 1위를 휩쓸었다. 진심이 담긴 메시지와 꾸밈이 없는 진솔함이 대중에게 고스란히 전달된 것이다. 예약 주문이 쇄도하는 등 많은 사람의 성원에 힘입어 추가 CD 제작과 함께 LP 제작까지 이어지게 됐다.
◆ 혼란스러운 시기에 또한번 희망 전하려 한정판 LP 특별제작
어린 시절 가족의 무한한 사랑을 받은 홍혜란은 마음속으로 항상 그 사랑을 노래로 보답하리라 다짐했고 마음속에 간직한 약속을 지금까지 위로 받았던 가곡으로 표현했다. 특히 아버지가 자주 불러주었던 앨범 타이틀곡 ‘희망가’는 아버지의 따뜻한 음성을 최대한 흉내 내서 불렀다. 이밖에도 ‘그리운 금강산’ ‘강 건너 봄이 오듯’ ‘보리밭’ 등 한국 대표 가곡 11곡을 수록해 애절함의 정서를 담았다.
‘희망가’의 원곡은 미국 흑인들이 예배 때 부르던 노래다. 19세기에 미국에서 불리던 영가(靈歌)를 모아 소개하던 제레미아 인갈스가 1830년대 중반 남부 흑인들이 부르던 찬송가를 수집해 출간한 악보집에서 ‘희망가’가 나왔다. 원곡은 거기에 수록된 ‘The Lord into His Garden Comes’라는 찬송가다. 1890년대에 일본에서 먼저 번안곡이 나왔다. 우리나라에는 1910년대에 흘러들어와 기독교 신자 임학천이 ‘이 풍진 세월’이라는 제목으로 1·2절 노랫말을 붙였고, 민요가수인 박채선·이류색이 1920년대에 발표했다. 1930년 당시 최고 인기 가수이던 채규엽이 리메이크해 크게 유행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대중가요 히트곡이라고 적은 기록도 있다.
소프라노 홍혜란이 희망가 릴레이에 참여하고 있다.
정규 1집 발매 후 예고 없이 터진 코로나 사태로 국민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이 시기에 ‘희망가’ 앨범은 많은 사람에게 하나의 빛줄기 같은 선물이 됐다. 공연장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방구석 콘서트 ‘희망가 릴레이’를 진행했으며 LP 제작을 시작한 6월엔 구매와 함께 후원할 수 있는 코로나 기부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모인 기부금을 대한적십자사에 직접 전달할 수 있는 발판이 된 이 앨범은 따뜻한 실천의 결과물로 남을 특별한 음반이다.
◆ 아날로그 사운드로 전하는 홍혜란의 깊고 풍성한 목소리
자극적이고 빠름을 추구하는 디지털 시대에 턴테이블 위로 돌아가는 LP 사운드는 마음의 여유를 주고 아날로그 감성에 빠지게 한다. 홍혜란 역시 풍성한 연주의 깊이를 따뜻한 음색으로 담아 소장할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하기 위해 LP 제작을 선택했다.
스튜디오가 아닌 공연장에서 ‘원 테이크’(음악을 하나하나 떠서 합치는 녹음 방식이 아닌 라이브처럼 한번에 녹음하는 방식)로 녹음된 ‘희망가’ 앨범은 레코딩 과정부터 다른 앨범들과 차원이 달랐다.
뉴욕에서 10년 넘게 음악으로 사회 공헌을 이어온 세계 최고 연주자들로 구성된 뉴욕 클래시컬 플레이어즈(New York Classical Players)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홍혜란의 목소리 조화는 이미 CD를 통해 드라마틱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처럼 현장감과 합주의 조화를 LP로 잘 살려내기 위해 LP용 마스터링을 진행, 미국 스튜디오에서의 커팅과 프레싱의 꼼꼼한 과정을 거쳐 180g 블랙반으로 탄생했다. 이 음반은 소장가치로도 충분한 LP가 될 것이다.
민병무기자 min66@inews24.com
© 아이뉴스24.
소프라노 홍혜란 - 희망가 [열린 음악회/Open Concert] | KBS 210530 방송
https://www.youtube.com/watch?v=VoSX2rKOxWQ
'Korean Art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랑인의 노래 채규엽, (3) | 2024.12.01 |
---|---|
희망가 - 노래 채규엽(蔡奎燁) (0) | 2024.12.01 |
마음의 戀歌 & 男の行く道 (3) | 2024.11.30 |
臨津江 (림진강) 김연자 (キム・ヨンジャ) / 제52회 NHK 홍백가합전 출연 (4) | 2024.11.30 |
불사조 不死鳥 - 강영철 .이미자 (1) | 2024.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