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한 '페루의 전설'- El Condor Pasa

2024. 12. 12. 05:54Euro-American Arts

[이야기 음악세상] 환생한 '페루의 전설'- El Condor Pasa

김석일2018. 1. 23. 16:00

 

페루 사람들은 영웅이 죽으면 콘도르로 환생을 한다고 믿는다. 페루인의 심장에는 영원한 콘도르로 남아 있는 위대한 인물이 있다. 바로 투팍 아마루 2세라고 불리는 호세 가브리엘 콘도르칸키(1742~1781)이다. 그는 스페인의 페루 통치에 맞서 항쟁을 이끈 인물이다.

 

스페인의 정복자들은 남아메리카 중안의 안데스 지방을 찾아왔고, 그들은 이곳을 모험가들이 상상하는 황금의 나라 ‘엘도라도’라고 여겼다. 이들은 단순한 모험가가 아닌 갑옷과 화약으로 중무장한 군사들이었다. 정복자들은 원주민을 위협했고, 무기와 질병으로 잉카 제국을 정복하여 폭압적인 통치를 250년간 계속했다.

 

이에 맞선 인물이 바로 투팍 아마루 2세이다. 은밀한 저항을 시작으로 대규모 군대까지 만들어 잉카 제국과 문명을 재건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결국 스페인의 지원군에 의해 투팍 아마루 2세의 돌격은 진압되었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잉카의 후예인 페루인들은 이 영웅의 이야기를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노래로 남기게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오늘날까지 불리는 노래인 ‘El Condor Pasa(콘도르는 날아가고)’의 원형이다.

잉카제국은 스페인의 정복자에 의해 폭압적인 식민 통치를 250년간이나 받았다. / Pixabay

 

안데스 지방의 인디오로 구성된 밴드인 로스 잉카스는 세계 방방곡곡을 돌며 ‘El Condor Pasa’를 비롯한 페루의 전통 음악을 널리 알렸다. 그리고 프랑스의 어느 무대에서 이 음악에 강하게 매료된 미국인이 있었다. 바로 가수 ‘사이먼 앤 가펑클’의 폴 사이먼이었다.

 

사이먼 앤 가펑클은 1970년대 포크음악을 대표하는 2인조 뮤지션으로 ‘Bridge Over Troubled Water', 'The Boxer', 'The Sound of Silence' 등으로 국내에서도 크게 사랑받는 뮤지션이다.

 

우연히 이 신비로운 음악을 접하고 넋이 나간 폴 사이먼은 로스 잉카스와 합동 공연을 제안하고 함께 활동을 시작한다. 연이은 공연에서 무수한 청중들이 ‘El Condor Pasa’에 감동의 갈채를 보내고, 폴 사이먼은 ‘El Condor Pasa’를 사이먼 앤 가펑클의 다섯 번째 앨범 <Bridge Over Troubled Water>에 발표한다. 이 노래는 미국 빌보드 차트 18위, 스위스와 독일 등의 여러 유럽 국가에서는 1위를 기록하면서 공연 이상의 성공을 거둔다.

 

이 음악은 미국의 현대 뮤지션과 페루의 전통음악이 만난 서로 다른 문화의 아름다운 결합이자, 역사적 사실을 환기하는 의미 있는 작품으로 평가됐다.

사이먼 앤 가펑클은 ‘El Condor Pasa’를 그들의 다섯 번째 음반에 같이 발표한다. / 사이먼 앤 가펑클 <Bridge Over Troubled Water>

 

폴 사이먼은 원곡의 멜로디와 로스 잉카스의 편곡을 거의 보존하면서 가사만 새로 썼다. 그의 해석을 통해 잉카 제국의 재림을 꿈꾸던 전설적인 영웅 이야기는 폭넓은 의미를 갖게 됐다. 그가 노래하는 ‘El Condor Pasa’는 특정 민족의 열망을 넘어 보편의 자유를 노래한다. 크든 작든 누구나 경험했을 속박의 현실을, 그리고 누구나 꿈꾼 적 있는 자유의 이상을 대변하는 것만 같다.

 

[MK스타일 김석일 기자 / 도움말 : 이민희 (‘왜 그 이야기는 음악이 되었을까’ 저자)]

t © 매일경제 & mk.co.kr.

 

EL CÓNDOR PASA (letra e vídeo) com PLÁCIDO DOMINGO, vídeo MOACIR SILVEIRA

https://www.youtube.com/watch?v=YSY3zPluWCk&t=140s

 

플라시도 도밍고 버전

 

케추아 가사

Yaw kuntur llaqtay urqupi tiyaq
maymantam qawamuwachkanki,
kuntur, kuntur
apallaway llaqtanchikman, wasinchikman
chay chiri urqupi, kutiytam munani,
kuntur, kuntur.

Qusqu llaqtapim plazachallanpim
suyaykamullaway,
Machu Piqchupi Wayna Piqchupi
purikunanchikpaq.

 

 

스페인어 번역

Oh majestuoso Cóndor de los Andes,
llévame, a mi hogar, en los Andes,
Oh Cóndor.
Quiero volver a mi tierra querida y vivir
con mis hermanos Incas, que es lo que más añoro
oh Cóndor.

En el Cusco, en la plaza principal,
espérame
para que a Machu Picchu y Huayna Picchu
vayamos a pasear.


한국어 번역

오 위대한 안데스의 콘도르여
날 고향 안데스로 데려가 주오
콘도르여 콘도르여
돌아가서 내 사랑하는 잉카 형제들과
사는 것이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이라오
콘도르여 콘도르여

쿠스코의 광장에서 날 기다려 주오
마추픽추와 와이나픽추에서
우리가 한가로이 거닐 수 있게

 

 

Simon & Garfunkel - El Condor Pasa (If I Could) (Audio)

https://www.youtube.com/watch?v=i6d3yVq1Xtw

 

 

 

사이먼 앤 가펑클의 영어 번안 가사

I'd rather be a sparrow than a snail
달팽이가 될 바엔 차라리 참새가 되겠어요.
Yes, I would
네, 그럴 거에요.
If I could
할 수만 있다면
I surely would
반드시 그럴 거에요.
I'd rather be a hammer than a nail
못이 될 바엔 차라리 망치가 되겠어요.
Yes, I would
네, 그럴 거에요.
If I only could
할 수만 있다면
I surely would
반드시 그럴 거에요.

Away, I'd rather sail away
멀리, 차라리 저 멀리 배를 타고 떠나겠어요.
Like a swan that's here and gone
마치 여기 있다가 떠난 백조처럼요.
A man gets tied up to the ground
인간은 땅에 매여 있다가
He gives the world its saddest sound
가장 슬픈 소리를 세상에 들려주죠.
Its saddest sound
가장 슬픈 소리를요.

I'd rather be a forest than a street
길거리가 될 바엔 차라리 숲이 되겠어요.
Yes, I would
네, 그럴 거에요.
If I could
할 수만 있다면
I surely would
반드시 그럴 거에요.
I'd rather feel the earth beneath my feet
차라리 내 발 밑에 있는 대지를 느끼겠어요.
Yes, I would
네, 그럴 거에요.
If I only could
할 수만 있다면
I surely would
반드시 그럴 거에요.